임인택 칼럼 <만족한 욕심>
만족한 욕심
조선일보 '아무튼, 주말'에 소개된 외다리 찹쌀떡 장수 최영민(48)씨에 대한 얘기다. 그는 7년 전 어느TV 프로그램에 소개
되기도 했다. 그는 열 살 때 왼쪽 다리를 잃고 고아로 자랐다. 그럼에도 그는 찡그리는 법이 없고, 모든 것이 즐겁고
감사하다고 한다. 그는 시급 9700원짜리 알바는 다 해 봤다고 한다. 화장품 공장에서 뚜껑 닫는 일, 선반 제작 회사,
다이소에서의 물품 검사, 상조회사, 족발 만드는 일, 돼지 털 깎는 일, 의료기기 장사, 그리고 대리운전도 했다고 한다.
앞으로의 하고싶은 일은 차를 가지고 전국을 돌며 과일장사하는 일이라고 한다.
그는 어릴적 부모에게 버림 받고 숙부, 숙모밑에서 자랐다. 열살 때 하굣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다리를
잃었고, 열아홉이 되던 해에 혼자가 됐다. 너무 힘들어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다고도 한다. 그러나 다리 하나 없다고
이렇게 절망할 일인가 하고, 생각을 고쳤다고 한다. 그러면서 그는 살 만한 세상이라고 말 하고 있다. 누구는 돈 많은 큰
부자 되는 게 꿈일 수 있지만,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하며 얘기한다. "삶이라는 것은 소용돌이 속이에요. 누구든
예외가 없어요. 어차피 주어진 삶은 한 번이고요.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요. 절망과 희망은 딱 한 글자 차이잖아요. 충분히
극복할 수 있습니다.” 라고.
그는 "행복하다"고 말한다. 괜한 말일까. 아니면 사실일까, 묻지 않을 수 없다. 그러나 사실이라고 필자는 믿고싶다.
그 행복은 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주관적 행복이다. 세상적으로 봤을 때는 누가 생각해봐도 그를 행복한 사람이라고
말 할 수는 없다. 그러나 주관적 느낌으로는 행복이 될 수 있다. 모든 행복이 다 주관적 행복이기 때문이다. 1억원이 어느
사람에게는 행복이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이 될 수 없는 것과도 같다. 그것은 돈 자체가 또는 물질 자체가
행복이 아니기 때문이다. 행복은 행복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이 행복이다.
그는 또 "포기하지 말라"고 한다. 힘들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,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한다. 삶은 결코
쉽지 않다. 그러나 쉽지않은 그것이 삶이 주는 가치고 의미다. 인간은 발전하고 완성돼 가야 한다. 그런데 쉬운곳 또는
편안한 곳에서는 발전하고 완성될 수 없다. 그러기에 완성된 삶을 위해서는 힘든 과정을 참고 견뎌 내야만 한다.
그리고 그는 "삶이 즐겁고 감사하다"고 한다.
그 사람이라고해서 힘들지 않겠는가. 그 사람이라고해서 아프지 않겠는가. 그 사람이라고해서 배고프지 않겠는가.
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은 삶이 즐겁고 감사하다고 한다. 그 이유는 힘듦이 힘듦 자체만이 아닌 힘듦의
의미와 가치를, 아픔이 아픔자체만이 아닌 아픔의 의미와 가치를, 배고픔이 배고픔 자체만이 아닌 배고픔의 의미와
가치를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. 그래서 즐거울 수 있고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.
최영민씨는 현실에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다. 그래서 행복할 수 있고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. 살아가면서 욕심을
부려서는 안 된다. 욕심과 행복은 상반되는것, 욕심이 있는 곳엔 행복이 있을 수 없다. 욕심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함이기
때문이다. 현실에 만족할 수 있어야 행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어야 감사할 수 있다.
행복의 의미를 깨닫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.